English — Español — 中文 —  Deutsch — Français — Italiano — 日本語 — 한국어 — русский — Português — Nederlands

아나벨님은 열 살이 되던 해에 할머니로부터 작은 베틀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수년이 흘러 대학에서 패션을 전공한 후 데님 디자이너로 일하던 아나벨님은 천을 엮고, 염색하여 손으로 직접 직물을 만드는 직물 공예에 큰 관심이 가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처음에는 “직물 공예를 업으로 삼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지만 데님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창의력을 발산할 수 있는 창구가 더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현재 아나벨님은 에어비앤비에서 천연 염색 워크숍과 직조 워크숍, 이렇게 두 개의 인기 트립을 호스팅하고 있습니다. 천연 염색은 채소, 식물, 광물 및 기타 천연 재료를 활용해 직물을 물들이는 것입니다. 체험 시작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게스트를 놀라운 직물의 세계로 안내하며 소통하는 아나벨님의 호스팅 스토리를 소개합니다.

 

수백 년 역사의 전통 공예, 3시간 만에 배우기

패션 업계에서 일하는 것을 그만둔 후, 아나벨님은 바르셀로나에서 작은 섬유 전문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후, 직물 공예를 계속하고 싶다면 굳이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올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죠. “멕시코에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직물 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는데, ‘내가 여기서 뭐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멕시코로 돌아와 이곳에서 공부를 계속했습니다.

아나벨님은 트립을 통해 직물에 대해 쉽게 가르쳐주고자 합니다. 천연 염색을 공부하면서 염료 제조법이 가족 내에서만 대물림되는 경향이 있어 고생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천연 염색에 대한 기존 교육 과정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대부분 수업에서는 염료를 20~30개 가량 다루고 배우는 색상도 매우 다양해서” 교육을 다 들으려면 일주일 이상이 걸린다고 합니다. 아나벨님은 이렇게 긴 수업을 짧은 세션에 압축해, 3시간짜리 천연 염색 트립을 만들었습니다.

 

장소의 제약을 뛰어넘는 전통

천연 염색은 멕시코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 어디든 게스트가 집에 돌아가서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나벨님은 멕시코에서 자라는 식물을 염료로 사용하지만, 다른 재료로도 충분히 대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노란색을 내기 위해 아나벨님은 금잔화의 일종인 셈파수칠이라는 꽃을 사용하지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재료에 대해서도 알려줍니다. “게스트가 사는 지역에서 자라는 금잔화 종을 사용할 수도 있어요.” 강황이나 양파 껍질을 이용해도 노란색을 낼 수 있습니다. 아나벨님은 이렇게 염료 제조법을 수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줌으로써, 게스트가 거주 지역에서도 자연에서 얻은 재료를 이용해 염료를 만들어보기를 바랍니다.

염료 제조법을 바꾸는 것 말고도, 게스트는 염료의 산성도를 변화시키는 주석산(cream of tartar)을 첨가하는 등 화학적으로 작은 변화를 주어 예상치 못한 새로운 색을 만드는 법도 배웁니다. 아나벨님은 이를 천연 염색의 ‘마법’이라고 부릅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색이 나와요.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많지만, 오히려 이런 예측 불가능성과 자유로움이 좋아요.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 같달까요?”

호스트로서 성장하기

호스팅을 처음 시작했을 때 아나벨님은 무척 떨렸습니다. 처음 몇 회의 트립에서는 “마치 선생님처럼 매우 딱딱한 태도였다”고 하네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긴장을 풀고 “친구들과 노는 것처럼” 트립을 진행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난 몇 년간 호스트로 눈부시게 발전한 아나벨님은 호스트 커뮤니티에 다음과 같은 팁을 전합니다.

  • 시작은 작게: 트립을 처음 시작할 때에는 간단하게 하라는 것이 아나벨님의 조언입니다. “처음부터 너무 투자를 많이 하거나 비용을 많이 들이지 마세요. 그보다는 트립의 내실에 집중하세요.” 호스트가 알려주는 지식이 게스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며, 값비싼 다과는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내용이 훌륭한 트립이 될 수 있도록 아나벨님은 첫 게스트를 맞이하기 전에 친구들을 대상으로 트립을 시범 진행해볼 것을 권합니다.
  • 세부사항 개선: 아나벨님은 트립의 세세한 부분을 개선해서 전체적으로 좋은 경험이 되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천연 염색 트립에서 게스트가 염료 제조법을 메모할 수 있도록 작은 책자를 나눠주는데, 호스팅을 거듭하면서 내용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책자를 여러 번 수정했습니다. 이렇게 세세한 부분을 여러 차례 변경하는 것이 게스트의 경험 개선에는 큰 역할을 합니다.
  • 게스트 교류의 중심점 되기: 아나벨님은 호스트가 게스트를 하나로 묶어주는 중심점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여러 질문을 던짐으로써 게스트가 서로 교류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매 트립마다 게스트들이 멕시코시티에서 어떤 장소를 이미 방문했는지 우선 물어봐요. 게스트의 대다수가 관광객이기 때문에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게 되죠.여행은 게스트 모두가 갖고 있는 공통점이니까요.” 그런 다음, 체험 진행 중에는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타이밍을 늘 살핍니다. 천연 염색 워크숍에서는 물이 끓기를 기다리는 동안에 대화를 시작하는 식이죠. “그냥 질문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에게서 많은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어요.”

직물에 대한 관계 재정립

아나벨님은 사람들이 직물을 대하는 방식이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고 말합니다. “직물과 의류에 대한 예전의 사고 방식은 지금과 많이 달라요. 과거에는 물레를 돌려 실을 뽑고 염색 및 직조 과정을 거쳐 천을 만든 후 그걸로 옷을 만들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들고 값도 비쌌죠.” 이제는 섬유의 저가 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사람들이 옷을 쉽게 사고 버린다는 것이 아나벨님의 생각입니다. 우리 삶에서 차지하던 중요성을 잃어버린 거죠.

 


아나벨님은 게스트가 트립을 마친 후에 천과 직물 공예에 대해 좀 더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길 바랍니다. “직조 워크숍을 하고 나면 ‘이렇게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인 줄 몰랐다’고 많이들 놀라세요.” 과거에 천을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 노력, 정성이 들었는지 알게 되고, 오늘날에는 이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깨닫게 되는 거죠. “그렇다고 좋아하는 브랜드에서 셔츠 한 장도 쉽게 못 사게 되는 건 아니에요. 셔츠 한 장에도 더 감사함을 느끼게 되는 거죠.” 

멕시코시티에 거주하는 아나벨님은 ‘전통 기법을 활용한 천연 염색’과 ‘섬유 전문가와 함께하는 야외 직조 체험’을 호스팅하며, 자신의 브랜드 ‘안테시스(@antesis)’를 통해 염료 제조법을 소개하고 직접 만든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